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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글들/'15년도 이전 끄적끄적

군대기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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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니까 요즘 벌초 시즌이라 말이 많더라, 

봉분을 시멘트로 발랐다는둥, 벌초를 외부 업체에 맞긴다는 둥 등등등


뭐...자손들이 얼마나 생각이 많았으면 저렇게까지 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제사도 안지내는 집들도 흔한데. 그래도 저게 어디여? 란 생각도 들고.


그러다 문득 군대 있을때 예초작업이 생각났다.


나는 익산에 있는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조교로 근무했었는데...

일이등병때는 "경계", "대침투작전" 조교, 상병장때는 대침투작전이 이름이 바뀌고, 경계와 분리되어서 "수색/매복" 조교.


하사 출신 분들은 나를 보면 이를 갈겠지.


어쨌든 각설하고, 갑자기 떠오른 대침투작전(수색/매복) 훈련장 벌초 이야기.


대침투작전 훈련 특성상 산 전체가 훈련장이 되곤 했는데,

(대침투작전은 특성상 소대전투, 분대전투, 각개전투와 달리 훈련장 자체를 전장으로 꾸미지 않고, 그냥 일반 산에서 훈련을 하는거다. 그렇기에 실전상황 부여하려면 예초작업 안해도 될꺼 같은데...그건 일개병사의 생각이고.)


여름에는 풀이 자라서 정글과 흡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풀이 사람크기만큼 자라기 때문에 조교임무 수행할땐 목까지 올라오는 풀을 피래 팔을 위로 들고 스스슥스스슥 걸어 올라간다.

나름 도시촌놈이기에 대한민국에도 정글이 있구나...정말 풀 많다...란 생각이 들곤 했다.


너도 나도 잘 알지만 군대에선 예초기 1~2기, 나머지는 (이 빠진) 낫, 그것도 없으면 삽.

교육생 안전 우선이기에 훈련장에 너무 많이 풀이 나면 예초작업으로 베어내곤 했는데, 

뻥 좀 섞어서, 산 전체의 예초작업을 하곤 했다.


중간에 붕뜬 군번이라 이등병때는 일/상병 고참들이 예초기 돌리고, 상병장때는 일/이병 후임들이 예초기 돌리고,

그래서 짬밥이 안될땐 안되서 낫을 들고, 될땐 되서 낫을 들곤 했다.

군대가기전에 좌측의 (철로된)예초기날만 봤었는데, 군대에서 우측의 (나이론으로 된)날을 처음 봐서 신기했었다.



어쨌든 산 길, 후보생 훈련할 진행로 등을 중심으로 예초작업을 하고, 

그리고 훈련장에 있는 산소, 무연고 묘소 등도 모두 벌초를 해 드렸었다.


들은 이야기로는 훈련장 자체가 부대소유가 아니라서 임대라 다 해드리는거라 들었는데...정확히는 모르겠고...


남들은 자기 부대쪽으로 오줌도 안눈다지만, 나는 가끔씩 오며가며 근처에 지나가면 일부로 부대방향으로 가서 구경하곤 한다.

제대한지 10년이 다되가니 이젠 군대도 그립다-_-. 이러니 어르신들은 또 어떠할까.


그렇게 군대있을때는 무연고, 남의 묘소도 벌초하곤 했는데...금년 우리 할아버지 산소는 아버지가 가서 사람 사서 벌초를 했다.

예전에 큰아버지, 아버지 젊으셨을때는 직접 하시곤 했는데, 연세도 있고, 위험하기도 하고, 해서 요즘은 그냥 돈 각출해서 사람사서 예초를 한다.


...쓰고 보니 별 얘기 아니네. 어쨌든 그랬다는 이야기.


아...군대 얘기하니까 조교 특성상 이야기 할께 많구나...식자도 있고, 시나리오, 산타기 기타 등등.

어쨌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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